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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가 컴퓨터에다 자세한 프로그램이 들어 있는 디스켓을 넣어두고 떠나 버렸다는 생각. 신이 이 세상을 창조한 후 버림받은 인갈들 손에 맡겨 버리고, 그래서 지금 인간들이 신에게 길을 물으며 메아리 없는 공허 속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이 생각은 새롭지 않다.

인간이라는 견본품에 있어, 일련번호란 바로 독특하고 우연한 특징들의 조합인 얼굴이다. 성격도, 영혼도, 우리가 자아라고 부르는 것도 이 조함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얼굴은 단지 어떤 견본품의 일련번호일 뿐이다.
2013. 7. 7. 22:32  ·  몽키 ♡ 감성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