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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비트코인에 대한 이다. 너무나 좋은 글이라 스크랩을 했다. 


3. 비트코인, 그리고 디플레이션

 비트코인은 P2P를 이용한 교환 시스템이고, 중앙이 없는 집단지성 체제이다.

 이건 비트코인에 대해서 간단히 검색(www.bitcoin.org)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겠고

 뉴스에는 대충

 해외 송금에 편하다, 수수료가 저렴하다, 익명성이 있다, 는 장점과

 변동성이 크다, 현재까지 암시장(black market) 거래에 쓰여왔다, 는 것이 단점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시

 '통화량이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디플레이션(물가상승)을 유발하는데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물건을 만들기가 점점 쉬워지고(물론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비트코인의 총량은 정해져 있으므로

 물건의 가격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려간다는 뜻이다.

 이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좋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Paul Krugman은 '교환의 매개'인 화폐가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경우

 가치가 상승하므로

 아무도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고 단지 '가치 축적의 수단'으로만 쓰일 수밖에 없는

 화폐로서 치명적인 내재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면 개발자(Satoshi)는 이러한 문제를 알면서도 왜 통화량을 고정시켰을까?

 만약 통화량이 매년 현실경제의 물가상승률(혹은 명목GDP성장률)과 비슷한 정도의 수준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어 놓았다면

 예를 들어, 1.03^x 이런 지수함수 그래프를 그린다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3%로 잡은 경우, 이는 한국은행의 목표치이다.)

 통화량은 매년 3%씩 증가하고 상식적인 인플레이션을 유지해 교환의 매개로 쓰일 수 있다.

 

 사실 이것은 통화학파(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M. Friedman 의 주장)의 준칙주의(k rule)이다.

 통화량이 아니라 통화량 증가율을 고정시킴으로써

 정책이 예측가능하고 시장이 합리적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하는 정책이다.

 

 이렇게 설정을 해 놓은 경우에는 Krugman 의 비판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와의 공존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구지 한계가 설정된 것은 어떠한 제작자의 목적의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비트코인과 현재의 명목통화(fiat money)가 환율이 크게 변하지 않으며 평화로운 상태를 가정해보자.

 한편 비트코인은 디플레이션(비트코인 가치상승)이 내재된 통화이고

 현재의 명목통화들은 모두 인플레이션(통화 가치 하락)을 겪는 화폐이다.

 명목통화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의 부채상환을 위해,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발행액이 늘면서

 앞으로도 계속 인플레이션을 겪고,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요새는 경쟁적으로 통화의 가치를 내려 통화전쟁이라는 말이 일반화되었는데

 

 그러면

 비트코인의 환율은 어떻게 될까?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질수록

 그리고 현실 경제체제와 공존할수록

 비트코인의 가치는 오르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건 상당히 무시무시한 함의를 가지고 있는데

 비트코인의 가치가 '어디까지 오를까?' 가 아니라

 '영원히 오르도록' 설계가 되어있는 것이다.

 경제 전체가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영원히 오르도록 되어있다.' 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사람들은 전재산을 비트코인으로 옮기게 되고

 현재의 경제체제는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정부가 국채를 상환하지 못해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만약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수록 가치가 상승하고

 현재 경제체제의 문제점(각국 정부의 도덕적해이와 금융시스템의 문란)을 지적하며

 사람들이 공감할수록 더욱 비트코인 가치가 늘어나며

 디플레이션이 하이퍼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반대로 현재 경제체제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현재 통화의 보완재(쉽게 이야기하면 공생관계)로서 대안통화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지만

 비트코인은 그런 식으로 설계된 것 같지 않다.

 비트코인은 현재 통화의 보완재가 아니라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대체재로서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통화량을 고정시킨 것은 굉장히 호전적인 정책으로서

 거대한 골리앗, 현재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선전포고인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태생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지니고 안정성을 포기하였다.

 왜냐하면 현재 금융시스템과 공존할 수가 없기에, 모 아니면 도인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는 사람들의 관심의 정도로 결정이 되는 것이다.


 변동성이 높아서 교환의 매개로 적절하지 않다, 는 지적도 있지만

 Satoshi의 설계는 안정성을 포기해 대중이 사용하는 것을 설득하도록 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존재하지 않으며

 또 다시 금융위기가 왔을때 투명하게 공개된 집단지성 이외에 신뢰도가 있는 다른 것이 무엇인지

 현재 금융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며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르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 대중이 아니라,

 자본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열광하면서 수 백 억원씩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는 것이지

 단기적으로 20~30%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당신이 들고 있는 자산이 과연 안전한가? 라고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폭력적인데

 왜냐하면

 대중이 사용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비트코인의 성공조건이 되지 않고

 발빠른 자본이 먼저 들어가서 현재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것이 성공조건인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을 먼저 흡수해서 대중이 써야만 하도록 설계가 된 것이다.

 대중은 들러리이고, 끌려가는 대상일 뿐이다.

 물론 비트코인이 성공한다는 전제에서겠지만

 어찌되었든 Satoshi 는 이런 계산을 하고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비트코인이 성공하는 시점은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때가 아니라

 현재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비트코인이 언제까지 오를까?' 라는 것이

 '비트코인은 영원히 오르도록 설계가 되었구나.' 라는 대답을 '자본'이 받아들이는 순간이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거품이면 어떡할까?' 걱정을 하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은

 '비트코인이 만약 거품이 아니면 어떡하지?' 라는 의문이다.

 

 4. 정부들의 입장

 많은 정부(특히 중국)들이 달러의 패권주의를 싫어하므로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가운데

 기축통화를 가진 미국 정부(Federal Reserve Bank, Department of Justice)가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굉장히 큰 의외였다.

 그것도 구지 의회에 편지를 보낼 정도.

 

 사실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의 성공을 상당히 지연시킬 수 있었다.

 FBI가 Silk Road 운영자 Ross Ulbricht의 비트코인을 압수하여서

 비트코인 가격을 폭락시킬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계좌가 잠겨있어서 실질적으로 압수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런 장벽은 구지 비트코인의 성공을 지연시키거나 막을 의지가 있다면 협상이라든지 하는 방법으로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의 달러패권을 내려놓을 수도 있는 리스크를 지다니

 음모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법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한편 한국 정부는

 어느 부처의 소관인지를 가지고 수 주를 끌다가

 '통화니까 한국은행이겠지' 라는 논리로 한국은행이 총대를 맸는데

 고작 '비트코인이 기존 통화를 대체하는 것은 최소한 가까운 미래에는 어렵다' 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 없는 레포트를 작성한 것이 전부이다.

 

 여러 나라가 수면 아래서 복잡한 셈 계산을 하고 있는 와중에

 너무 안이한 처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처 : https://oikonomikos.tistory.com/m/entry/비트코인-2-비트코인-그리고-디플레이션

2021. 11. 13. 11:46  ·  몽키 ♡ 관심    · · ·